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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복지로 연체 한달만에 터지는 주택대출 이자폭탄 줄어든다(종합2보)

협의회 0 2,776 2013.11.26 09:42
기한이익’ 상실…연체 후 1개월→2개월로 약관 개선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원금에 비례해 연체이자가 급격하게 불어나는 주택담보대출의

'기한이익 상실' 시점이 연체 후 1개월에서 2개월로 늦춰진다.

은행은 고객의 기한이익이 사라지기 전 이를 먼저 알리고, 대출금을 예금으로 갚고자 고객의 예금 지급을 정지할 때도 미리 통지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4월부터 은행 여신약관을 이런 내용으로 개선한다고 25일 밝혔다.

금융위는 연체 후 기한이익이 상실되기까지 기간이 짧아 고객이 충분히 대응할 여유가 없다는 지적을 반영, 기한이익 상실 시점을 1개월 늦추기로 했다.

기한이익이란 대출고객이 만기일까지 대출금을 계속 쓸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하지만 연체 등 특별한 이유가 생겨 기한이익을 잃으면 만기 전에라도 대출금을 갚을 의무가 생긴다.

현행 은행 여신약관은 일시상환대출 고객이 이자를 연체하면 이자를 내야 했던 날로부터 1개월 후, 분할상환대출 고객이 원리금을 2회 연속 갚지 않은 경우 2회째부터 기한이익이 없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에서 한해 발생하는 기한이익 상실 건수가 약 170만건(3조원)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한이익을 잃기 전까지는 연체한 이자에 대해서만 약정 이자율에 연체 이자율을 더해 '지연배상금'을 내면 된다.

하지만 기한이익을 잃은 후에는 대출잔액 전체에 대해 지연배상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내야 할 돈이 갑자기 늘어난다.

금융위는 앞으로 일시상환대출은 이자를 내야 하는 날부터 2개월이 지나야, 분할상환대출은 원리금 지급을 3회 연속 밀려야 기한이익이 상실되도록 할 방침이다.

금리 연 5.0%(연체가산이자율은 1개월 7%·1개월∼3개월 8%·3개월 9%)에 만기일시상환방식으로 1억2천만원을 빌렸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는 3개월간 이자를 밀리면 260만원을 내야 하지만 앞으로는 130만원만 내면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도 개선으로 줄어들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최대한 크게 추산했을 대 1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또 기한이익이 상실되는 사실을 3영업일 전에야 알려주는 현재의 관행으로는 고객이 이에 대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통지 시점을 7영업일 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담보물보충청구권과 상계 관행도 개선된다.

현재는 채무자나 보증인의 신용상태가 나빠지거나 담보가치가 떨어진 경우 은행이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고, 대출고객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기한이익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보증인의 책임때문에 신용이 악화하거나 담보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에만 은행이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은행이 상계를 위해 대출고객의 예금을 지급정지한 경우에는 이런 사실을 고객에게 꼭 알려야 한다.

금융위는 표준약관 개정과 전산시스템 정비를 거쳐 내년 4월부터 새 약관을 적용할 계획이다. 내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대출잔액이 남은 기존 고객과 신규대출 고객 모두 새 약관을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기한이익 상실 시점을 늦추면 고객들의 도덕적 해이가 늘어나고 은행 건전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한이익 상실은 '연체 이자가 갑자기 늘어나니 돈을 갚아야 한다'는 의무감과 맞닿아 있다"며 "이를 늘리면 '2개월 연체는 연체도 아니다'라고 쉽게 생각하는 대출고객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대출고객의 도덕적 해이가 늘어나면 요주의여신도 증가하고, 결국 은행 건전성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이병래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요주의여신이 일부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은행의 연체관리나 신용평가 제도도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은행에 크게 부담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25 17: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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