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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복지로 간극 커지는 양극화에 미래 불안… 삶의 질 하락 ‘결정타’

협의회 0 2,888 2013.10.07 15:32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가별 조사에서 우리 국민 삶의 질은 세계 주요 36개국 중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OECD가 삶의 질 지수를 작성하기 위해 채택한 분야별 세부통계를 보면 우리 국민의 삶은 소득 등 물질적 기반은 경제성장과 맞물려 나아지고 있지만 뒷면에는 사회 양극화와 개인 고립감 심화, 미래에 대한 불안감 증대 등이 감춰져 있다.





◆소득은 늘어나고 있지만

삶의 질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적 기반으로서 우리나라 풀타임 임금 근로자의 연간소득 평균은 2013년 3만5406달러로 36개국 중 18위를 차지했으며 2004년 이후 매년 1.6%씩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1위), 룩셈부르크(2위), 스위스(3위) 등이 높았다.

올해 2만6036달러로 21위인 가구당 금융자산도 2006년 이후 매년 5.7%씩 증가 중이다. 가계 조정 가처분소득(가구주의 소득+국가ㆍ사회보조금) 역시 2011년 1만6254달러에서 2013년 1만7337달러로 6.6% 증가했다. 국민 지갑 사정은 꾸준히 나아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양극화 현상이다. 상위 20%의 평균 소득은 하위 20%의 5.7배로, 21번째로 양극화가 심했다. OECD 평균은 4.87배였다. 사회 양극화는 소득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구성하는 다른 분야에서도 전반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민층은 물론 중산층에게도 삶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져 국민 전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게 학계 분석이다.




◆현재의 집, 건강, 수질에 만족하나

삶의 질을 구성하는 또 다른 물질적 기반인 주거환경에 대한 조사에서 “지금 주거 환경에 만족한다”는 우리 국민 응답은 73%로 OECD(평균 87%)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주거의 쾌적성과 밀접한 국민 1인당 점유하는 방의 개수는 1.4개로 23위를 기록했다. 땅이 넓은 캐나다, 미국 등은 1인당 2개 이상의 방을 갖고 있으며 인구 밀집도가 높은 일본도 1.8개로 우리보다 많았다.

생계와 자아실현에서 가장 중요한 고용부문에서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의 취업률은 64%로 OECD 평균(66%)에 근접했다. 그러나 여성 취업률이 53%로 OECD 평균(60%)과 큰 차이가 났다. 고용안정성에서 중요한 6개월 미만 단기취업자 비중은 24%로 OECD 회원국 평균(10%)의 두 배를 웃돌았다. 여성과 단기취업자가 우리 고용시장의 ‘약한 고리’인 것이다.

보건 측면에서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81.1세로 OECD 평균(80세)보다 1년 정도 길었다. 강도 높은 보건정책 덕에 단기간에 평균수명이 늘어난 장수국가가 됐지만 고령화에 대응하는 사회 준비는 미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민건강관리에 국내총생산(GDP)의 7.1%가 투입됐는데 OECD 평균(9.5%)보다 2%포인트 이상 낮았다. 1인당 건강 관련 지출도 2035달러에 그쳐 OECD 평균(3268달러)보다 낮았다. 질적인 한계로 우리의 건강 관련 수준은 31번째에 머물렀다. 건강에 직결된 환경 수준도 29위에 머물렀다.




◆사회참여 양극화와 일ㆍ여가 불균형

건강한 사회의 척도인 시민참여 수준은 우리가 호주, 스웨덴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투표참여율이 76%로 OECD 평균(72%)보다 높았던 영향이다.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소득상위 20% 계층이 거의 100% 투표참여를 하는 반면 소득하위 20%는 71%에 그쳤다. OECD 회원국의 계층별 투표율이 평균 12%포인트 차이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의 사회참여 수준이 경제적 환경에 따라 양극화돼 있다는 말이다.

일ㆍ여가의 불균형은 전반적인 삶의 질을 낮추는 요소다. 한국인은 직장생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적절한 여가활동을 즐기지 못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 일주일에 50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 비율을 나타내는 ‘초과근무’가 한국은 27.66%였다. 10명 중 3명이 일주일에 50시간 이상을 직장에서 보낸다는 의미다. OECD 평균(8.76%)의 3배가 넘는다. 한국보다 비율이 높은 나라는 터키, 멕시코, 일본 정도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의 ‘일 중독’을 지적할 만하다. 한국인의 하루 중 취미생활 등 자신에게 할애된 시간은 14시간38분이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소득이 낮아도 열심히 일하면 안정적인 삶을 누릴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가 있었는데 외환위기 이후 이런 꿈이 사라졌다”며 “정부가 국민 70%의 중산층화를 추구한다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중산층이 되더라도 이에 걸맞은 삶의 질을 누리고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성준ㆍ정진수ㆍ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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