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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복지로 '대학생 月지출 112만원...5명중 1명 대출 받는다'

협의회 0 2,683 2013.08.06 09:15
대학 졸업장은 빚문서...빈곤의 대물림 계속된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홍정규 고유선 기자 = 정부의 노력에도 대학생의 빚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5일 금융위원회의 용역보고서를 보면 대학생 5명 가운데 1명은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빚을 졌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연 20~30%의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이다.

한 학기 300만~500만원에 이르는 등록금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늦어지는 결혼과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부담을 고려해 정년 연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웬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지 않으면 대학생 자녀의 뒷바라지가 버거운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은 학업 대신 아르바이트에 열중하거나 고금리 대출에 손을 벌린다. 결국, 졸업과 구직에도 영향을 미쳐 '빈곤의 대물림'이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부모 몰래 휴학, 아르바이트로 이자 갚아"


김모(22)씨는 서울의 4년제 사립대학교 2학년생이다. 김씨는 일용직으로 수입이 들쭉날쭉한 아버지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지난해 빚을 냈다.

1년치 등록금으로 저축은행에서 800만원을 빌린 것이다. 대출금리는 연 28%에 달했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빚을 갚을 길이 막막했다. 이자만 매월 20만원 가까이 내야 했다.

그래서 혼자 쓰던 자취방을 친구와 합쳐 월세 지출을 15만원으로 줄였다. 그래도 학원비, 밥값, 통신요금 등을 내기에 벅차 학교 주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김씨는 "졸업해서 일자리를 못 잡으면 어떻게 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이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말은 여유가 있는 집의 자녀 얘기"라며 "나 같은 대학생은 학생식당의 가장 저렴한 점심 메뉴라도 굶지 않는 게 감지덕지"라고 푸념했다.

졸업을 앞둔 4학년 이모(25ㆍ여)씨는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두 곳에 530만원의 빚을 졌다. 금리는 각각 27.5%와 37.0%다.

이씨는 대출 원리금을 갚으려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 뛰었다. 그러다 보니 학업에 소홀해졌고, 학점은 저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수준이 됐다.

그는 "대출금을 갚으려고 지방에 계신 부모님 몰래 두 학기 휴학했다"며 "곧 졸업인데, 졸업장이 빚 문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월수입 47만원, 지출 112만원


김씨와 이씨의 사례는 금융위원회의 '대학생 대출 현황 용역보고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대학생의 월평균 수입이 용돈과 아르바이트를 합쳐 47만원. 부모의 지원이 없다면 많게는 한 학기 500만원인 등록금을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막대한 등록금 부담에 더해 친구들과 어울리고 멋을 좀 부려볼라 치면 한 달 지출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대학생의 월평균 지출은 112만4천원으로, 등록금(53만7천원)과 식비(14만5천원) 비중이 가장 크다. 패션관련 비용(8만1천원)도 적지 않았다.

대학생 자녀 2명을 둔 한모(56)씨는 "어떻게든 버텨야 회사의 등록금 지원이라도 받을 텐데 걱정"이라며 "정부가 정년을 늘리거나 등록금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의 83.6%는 부모의 지원으로 등록금을 댔다. 이들은 그나마 행복한 편이다. 나머지 16.4%는 스스로 등록금을 해결한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아르바이트를 뛰고 대출을 받아야 한다.

대학생의 20,4%는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대출을 받았거나 현재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 5명 가운데 1명꼴로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빚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받는다. 고금리 대출을 쓰는 대학생의 37.8%는 부모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런 대학생의 빚 문제는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니다. 25세 미국인 가운데 학자금 대출로 빚을 진 사람은 2003년 25%에서 지난해 43%로 늘었다.'



◇정부ㆍ금융권, 학자금 지원에 총력


대학생들이 사회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빚의 수렁에 빠지는 경우가 늘자 정부는 물론 금융권도 학자금 지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행복기금은 7월부터 한국장학재단이 보유한 학자금대출 연체 채권 가운데 6개월 이상 연체된 상각채권 115억원 규모를 매입해 채무조정 지원을 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행복기금이 장학재단의 비상각 채권까지 사들여 채무조정을 할 수 있도록 장학재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각채권이 아닌 연체채권도 행복기금이 사올 수 있도록 해야 학자금대출 연체로 고통받는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은 일반 학자금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대학생에게도 상환을 최대 3년까지 유예해준다.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청년ㆍ학생 고금리 전환대출'로 198억원의 보증을 지원했다.

신청일 기준 6개월 이전에 연 20% 이상 고금리로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과 청년층이 신청 대상이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대학생 경제ㆍ금융교육 봉사단'을 꾸리고 저소득층 자녀가 금융교육 봉사활동을 하면 15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한다. 한 학기에 200명씩 1년에 400명을 봉사단원으로 선발한다.

우리금융그룹은 학자금 대출 상환을 연체해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대학생 200명을 인턴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금융노조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교섭 협상에서 임금 3.3%를 인상하는 대신 0.3%를 반납해 사용자 측과 매칭 방식으로 400억원의 사회공헌 기금을 조성, 학자금 무이자대출 사업 등에 활용하고자 사용자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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