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比출신 다문화아동들, 엄마나라 말로 노래

협의회 0 3,509 2010.12.14 09:20
무지개청소년센터 이중언어 프로그램 결산 행사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꾸무스타, 이키나가갈락.(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습니다.)"

필리핀 출신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일반 아이들로 이뤄진 '부카스 둠바'의 공연이 오는 11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구로아트밸리 소극장에서 열린다.

필리핀 타갈로그어로 '내일'을 뜻하는 부카스와 타악기의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인 둠바가 결합한 부카스 둠바는 '내일을 꿈꾸며 연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행사는 탈북ㆍ다문화 청소년 지원단체인 무지개청소년센터가 지난 5월부터 운영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이중언어 역량개발 프로그램'(이하 이중언어 프로그램)의 마무리 행사로서 열린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중언어 교육의 필요성이 갈수록 증대됨에 따라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살레시오 다문화교육센터와 대중음악을 가르치는 사회적 기업인 하자센터 유자살롱과 힘을 합쳐 이중언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무지개청소년센터의 이중언어 프로그램엔 다문화가정 아이뿐 아니라 일반 가정 아이들도 포함됐다. 다문화에 대한 이해는 다문화가정이 한국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면서도 한국의 일반 가정이 다른 문화를 수용하는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무지개청소년센터 송연숙 연구개발팀장은 "아이들은 또래들 속에서 자라는데, 서로 이해하려면 주류인 일반 가정 아이들이 소수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며 "나아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엄마 나라 말을 배우면서 이중 정체성을 긍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5월부터 매주 수요일 하자센터에서 진행됐던 이중언어 프로그램은 엄마 나라 말을 배우는 것이 딱딱하고 어려운 외국어 공부가 되지 않기 위해 음악과 놀이로 구성됐다.

11일 공연 때 부를 노래인 'Isa, Dalawa, Tatlo(하나, 둘, 셋), 'Linggo, Lunes, Martes'(월, 화, 수) 등도 아이들이 타갈로그어를 익히기 위해 수업시간에 불렀던 곡들이다.

노래는 아이들 언어 교육에 맞춰 하자센터 유자살롱이 작사작곡하거나 기존 노래를 개사한 것들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노래 15곡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CD로 제작하기도 했다.

다문화가정과 일반 가정 아이들은 또 유자살롱에서 타보르 드럼, 젬베 등 여러 나라 타악기를 배우고, 여름방학엔 전북 완주군으로 2박3일 일정으로 캠프를 떠났다.

이들은 그간 배운 실력으로 지난달 초ㆍ중반 서울이주여성디딤터 개관식과 지역 경로당에서 필리핀어로 된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하며 지역사회 나눔 공연을 펼쳤다. 

이중언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유정(가명.여.초4) 양은 "엄마랑 필리핀 말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중언어 프로그램 연구원인 무지개청소년센터 주한나 씨는 "학년에 따라 언어 수준과 습득 속도가 달라 내년엔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눠 진행할 계획"이라며 "내후년에 가능하면 필리핀 현지 초등학교나 기관과 교류하면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엄마 나라를 방문할 기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지난달 17일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경로당에서 무지개청소년센터가 운영하는 이중언어 프로그램에 참가한 다문화가정과 일반가정 아이들이 공연하는 모습. 무지개청소년센터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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