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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복지국가 스웨덴, 시민교육이 큰 몫”

협의회 0 3,403 2010.08.20 16:06
한국과 스웨덴의 시민교육 주요 인사들이 민주적인 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시민교육과 참여와 관련해 서로 경험을 나누며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8월12일(현지시각)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www.scips.se/ 새창으로 바로가기), 소장 최연혁 쇠데르턴대학 교수·정치학)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원장 이정규)의 공동 주최로 ‘스톡홀름 미래정책 포럼’이 열렸다.

‘민주 시민의식을 위한 시민교육과 활발한 참여’라는 큰 주제 아래 여성의 사회 참여, 시민 교육, 시민 참여 교육에서의 시민단체 구실 등과 관련해 두 나라의 상황을 진단하고 서로 배울 점을 나눴다.

포럼을 주도한 최 교수는 “18세기 중반까지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던 스웨덴이 사회, 경제, 정치분야의 조화를 꾀하며 최고의 복지국가가 되기까지는 스웨덴의 시민교육이 큰 몫을 했다”며 “고속 성장 이후 분배에 관심을 갖는 한국에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시민의식을 위한 성인교육 협회(FOLAC, Folkbilding, Learning for Active Citizenship)의 이사장이자 사회민주당 출신으로 민주행정부 장관을 지낸 브리타 레욘은 “무엇보다 비판의식과 창의적 사고를 장려하는 스웨덴의 교육제도가 시민의식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 시민’이란 ‘비판적 시민’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며,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사람들은 개인적이 되었지만 인터넷과 개인 미디어를 활용하는 등의 새로운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은 개인의 미래를 위한 발판입니다. 따라서 교육에서 개인 간 격차를 줄이는 것은 물론 평등 가치를 높이는 데도 이바지한다. 누구든 두번째, 세번째의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무료 교육을 통해 시기가 언제든 그 기회를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스웨덴의 기본 철학이다.”

스웨덴의 성인교육을 지원하는 법령을 보면, 교육과정은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개인의 삶을 개선하며,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교육의 격차를 줄이며, 문화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레욘이 이끄는 성인교육 협회(FOLAC)는 대학 등의 고등교육 기관과 연계해 다양한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역사, 철학 등 인문학부터 스포츠와 취미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회 문제를 놓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큰 목적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그는 “민주 시민사회에서 열린 담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프랑스에는 카페문화가 있지만, 스웨덴에는 성인교육 기관이 그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조직된 시민의 힘이야말로 스웨덴 민주주의의 발판이라는 얘기다.
 스웨덴의 시민교육 기관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정 지원을 받지만, 운영에서는 독립성을 보장받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프로그램의 개발과 진행은 오랜 역사를 통해 만들어졌지만 수요자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발전시켜 나간다.

이 포럼에서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한국의 ‘성(性)과 사회발전’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주로 비례대표제를 통해 의회에 진출하는 여성 정치인 △전체 노동연령 여성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일하는 여성 비율 △높은 임시직 고용형태 △남녀 임금 격차 △낮은 출산률 등 한국의 상황을 전했다. 스웨덴 쪽 참가자들은 유럽 여러 나라 사례를 들며 육아와 가사 문제에서 여성의 짐을 국가가 덜어 주면 조금씩 해결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번 포럼에서는 △스웨덴에 사는 이슬람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관인 이븐 러쉬드(IBN RUSHED) △알코올·약물 중독, 출소자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재활을 돕는 금주운동 교육협회(Nykterhetsrorelsens Bildningsverksamhets) 등 스웨덴 시민교육 기관들의 사례도 관심을 끌었다. 소외된 사람들을 공적 영역으로 이끌어 사회 활동을 경험하게 하며, 개인의 발전을 도와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 스웨덴의 사회 통합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스톡홀름 미래정책 포럼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 포럼에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선거와 여성의 정치 참여’라는 주제로 발표했고, 이해주 한국방송통신대 평생교육원장, 장정애 선거연수원 교수, 주은경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부원장 등 두 나라 학자, 공무원, 시민운동가, 정치인, 스웨덴 교민 등 30여명이 토론 등에 참여했다.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의 구실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여성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었다면, 올해는 참여와 교육에 중점을 두었다. 포럼은 큰 주제 아래 질문을 바꿔가며 어떻게 민주 시민의식을 함양해 할 수 있을지 다각도에서 접근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최 교수는 “우리 사회에 스웨덴 모델이 몇 차례 소개되었지만 아직도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형편”이라며 “이번 포럼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서로의 이해를 돕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 포럼을 한국과 스웨덴의 차세대 지도자들이 교류하는 장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다양한 사회적 그룹을 대변하는 분들을 모셨습니다. 내년부터는 정치 분야를 강화해 나갈 생각이에요. 특히 헌법 개정, 정당 간 합의 등에 대한 주제로 직접 양국 정치인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스톡홀름/하수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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